내가 만든 감옥
2010/02/25 17:27
Thinking & etc
오랜만에 라갤갔다가, '보슬아치'가 일간 베스트에 떴길래 이게 뭔 소린가 클릭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보슬아치의 단어 뜻이 정말 맞나 궁금하고 신조어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서 구글에서 검색을 했다. 첫 번째 검색 결과에 뜬 블로그의 글을 읽었는데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발견했다. 여기 그 부분을 인용해봤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옛날 서양의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절.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한 것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고 들었다. 가정을 보호한다거나 하는 모종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쨌든 자유를 포기하고 안정을 획득하는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삶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자손된 입장에선 울화통이 터지겠지만 어쨌든. 요즘은 그 때가 다시 돌아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가 어렵고 하니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뭔가를 찾아 자립이고 나발이고, 자유고 자존이고 때려치고 여기저기 귀속하려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출처:http://zosua36.egloos.com/4319361
서글펐던것은 내 연령이 사회에서 가정을 가져야 한다는 잣대를 대는 나이대에 도달했으므로 이제는 이 결호 적령기에 안정된 삶을 주길 바라는 여성들의 기준에 맞춰야 하냐는 것이었다. 나의 선택권이 지금부터는 여성의 기준점에 맞추어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 마치 자유가 제한당하는 느낌을 받은 것도 있었고, 스스로 거울을 보고 돌아봐도 이뤄놓은게 없이 남들처럼 번듯한 집에 자동차를 가지고 스펙이 짱짱한 기준점에 들어가지 못하는 루저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야생의 세계에서 자신의 영역권을 가지지 못하고 늙어가는 숫사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
하지만 이런 생각은 노력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사회의 벽에 부딪혀서 피흘려보지도 않고 겁내고만 있는 것이다. 아니라고 나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결국에는 안정을 원하며 사회적 기준에 울고 웃는 평범한 소심남인듯 하다. 꼭 결혼을 해야만 집을 가져야만 자동차를 사야만 제대로 된 남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인격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내가 만든 감옥에 스스로 갇혀 사는 꼴이다.
여자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런 선택은 당연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암묵된 약속같은 것이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정된 결혼 생활을 선택하는 여자들이 이해는 간다. 그리고 도킨스의 책 중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배우자 선택과 사회적 선택에서 좀 더 보수적이고 안정된 것을 원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자신의 유전자를 세대에 보존하기 위한 선택적인 전략이라는 요지였는데 틀린 말도 아니다.
나의 삼촌 세대들인 40, 50대들도 이런 고민을 많이 했을까? 고민은 했겠지만, 그 고민이 첫 번째 고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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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List
2010/02/25 22:31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 ㅜㅜ..... 엉엉...